Curtain Call
Monologue 2007. 5. 17. 22:37비록 남들이 보기에는 그렇게까지 훌륭하지 않은 공연이더라도 나 혼자 커튼 콜 한 번 쯤은 할 수 있는 노릇이다. 커튼 콜이 공연자에게 보내는 찬사이자 공연의 훌륭함을 나타내는 일종의 척도가 되면서부터 알게 모르게 일종의 관례와 같은 것이 되었다. 공연을 마치면 연주자를 불러내는 것이 예의, 공연자는 다시 나와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 박수를 멈추고 싶을 때라도 사람들의 박수 소리에 떠밀려 덩달아 박수를 치고 있는 자신을 볼 때가 있다. 공연에 대한 찬사인지 관객과 공연자가 연출한 한 단막인지 알 수가 없게 된다.
아, 내가 본 공연은 참 좋았다.
척추전만증
Monologue 2007. 5. 15. 16:19척추관련 질환은 종류가 제법 적지 않은 편이지만 사람들에게 주로 알려진 것은 디스크-추간판 헤르니아/척추측만증/척추관 협착증 정도가 아닐까 싶다. 요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의심하는 것도 앞의 두 가지 정도가 아닐까 싶고. 협착증의 경우는 요 근래 들어서야 사람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것 같다.
디스크가 허리 관련 병에 있어서는 거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척추측만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어릴때 제대로 운동할 시간 안주고 아침부터 밤까지 책상머리 앉혀서 공부시키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면 백에 구십은 그렇다. 때문에 척추측만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는 사람도 이럭저럭 있고 이야기도 나오는 편인데, 척추전만에 대해서는 의외로 얘기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척추측만이 말 그대로 척추가 올곧게 서지 못하고 좌측이나 우측 중 한 곳으로 치우치는 모양이 되는 증상이라면, 척추전만은 그 방향이 좌우가 아닌 전면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진단도 비교적 쉬운 편인데 평소 서는 자세로 벽에 기댄 후 허리 뒤쪽으로 손이 들어간다든가, 거울에 비추어 보아 배를 지나치게 내밀고 선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면 거의 그렇다고 봐도 좋다.
본인도 얼마 전에야 이런 자세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평소 다니는 병원 - 디스크 환자라서 고정적으로 다니는 병원이 있다 - 에 물어보았더니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생활 중에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로잡으려는 노력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한다. 물론 간단한 스트레칭 정도는 있지만 평소 자세를 잡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이제서야 가끔 거울을 보고 확인하면 예전보다는 자세가 조금씩 바로 잡히는 것을 느끼기는 하는데, 완전히 바른 자세에 익숙해지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척추전만은 주로 배에 살이 많거나/디스크와 같은 척추관련 질병이 있거나(통증을 줄이기 위해 자세가 변형된다)/임신 과 같은 경우에 발생한다고 한다. 수영장 강습을 받고 샤워하는 중에 살펴봤더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척추전만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 번쯤은 거울을 보고 확인한 다음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다이어트도.
전화를 받았다.
Monologue 2007. 4. 27. 00:02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간절하게 바랬던 일이었음에도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가슴아린 목소리.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괴어서, 한 마디라도 뱉았다가는 왈칵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아무렇지 않은 척 포장하고 버티고 있었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은 내가 더욱 더 잘 알고 있었으니까. 절반이 넘는 한숨 끝에 살짝 다가오는 의미없는 안부 인사. 손을 내밀어 당신에게 닿고 싶은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올라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내 사랑의 시작도, 내 사랑의 끝도 내 의지로 가능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시 당신을 사랑할 수 있다면... 덧없는 생각들, 헛된 기대, 지나친 욕심. 짧은 전화 한 통에 마음 속에는 커다란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억지로 잦아든 울음과 지독히도 꺾이지 않는 작은 희망이 하루하루 더 강하게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잠못드는 밤, 당신의 얼굴이 어른거려 눈 감을 수도 없는 하루. 하루에도 수십번씩 전화기를 열어 당신의 번호를 바라본다. 속절없이 나약한 나를 탓하고 동시에 주박같이 나를 얽어매는 내 사랑을 탓하고 나를 이런 괴물로 만들어버린 당신을 탓한다. 커져버린 사랑을 전할 수도 없고 사랑을 받을 수도 없는 채로, 당신을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괴물이 되어 버린 나를 본다. 추하고 우스운 몰골로 당신에게 사랑을 구걸한다면 당신은 나를 돌아봐줄까, 만지작거리던 전화기를 애써 닫으며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는 나를 다시 한번 저주했다. |
한가로운 일상
Monologue 2007. 4. 25. 22:09Cowon Q5 낚시 마케팅 말들이 많은데..
Monologue 2007. 4. 24. 17:39이거 까놓고 얘기해서 낚시라고 할 것도 없지 않나.. 본인도 Q5 사려고 지난 2월 CES때부터 하악하악하면서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언제 공식적으로 출시 일자가 언제입니다 예약판매합니다 이런 적이 있었냐 이거지. 기다리는 애들끼리 게시판에 모여서 언제까지만 기다려준다 발표해라 전화질해대고 발표 안하니까 뭐 이딴 것들이 있냐 악써대고. Cowon에서 공식적으로 한 얘기는 조만간 발매하겠음 정도가 끝이었다고..
말이 나와서 얘긴데 게시판에서 뭐 해달라 뭐 해달라 징징대는 애들 얘기 다 들어줘 봤자 물건 판매량이 확 올라간다든가 하는 일은 없다. 판매 비중으로 봤을때 게시판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많이 쳐 봐야 10% 내외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은 나머지 9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아가며 소비하는 층이 아니라, 우연히 정보를 습득하게 되었을 때 소비하게 되는 사람들. 매일 게시판질하고 글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물건이 언제 나오는지 챙기면서 살지는 않는다. 오히려 네이버 주소도 기본페이지 검색으로 찾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 중요성으로 보아도 그리 크지 않은 정보들을 먼저 접했다는 이유만으로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루리웹 찌질이들이 외치는 마냥 FF를 한글화해도, Cowon이 게시판 애들 말하는 마냥 출시일자 맞춰서 블투 달고 HSDPA달고 Wibro까지 달아서 내놓는다고 해도 NDSL 판매량이 두배가 되는 것은 아니고 Q5가 공전절후의 히트작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도 그런 정보들에 낚여서 앉은 채로 Q5만 기다리고 있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