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empires online] Closed Beta
Games 2011. 4. 20. 22:32Ensemble 스튜디오도 Halo wars를 끝으로 해체가 된 만큼 한때 Ensemble 스튜디오의 대명사였던 [Age of empires] 시리즈 또한 조용히 사라져 갈 것 같았는데, MS가 이 IP를 버리기 싫었었는지 작년 즈음 뜬금없이 온라인 게임을 만들겠다고 덜컥 발표를 했다. 제작사가 전 Ensemble 개발자들이 주로 모인 Robot entertainment라 결국 그밥에 그나물인 인상이 좀 있긴 하지만..그것보다도 시간잡아먹기로 유명한 RTS였던 AOE를 어떻게 온라인으로 만들지도 의아한 것이 사실이었다. 운이 좋게도 Closed Beta 키를 받고 플레이하다가 어제 부로 NDA가 풀려서, 간단한 초반 인상을 적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 AOEO의 스크린샷이 공개되었을 때 눈길을 끈 것은 이전의 사실적인 그래픽 스타일과는 상이하면서도 정교하게 그려진 그래픽이었는데, 아트웍의 느낌이 강해서 실제로 구현이 가능할까 싶었던 그래픽이 그대로 구현이 되어 있는 점이 제법 놀라웠다. AOE3시절의 고해상도 느낌이 물씬나는 모델링은 아닌데도 눈이 편안하고 플레이하기에는 즐겁다.
그래픽과 함께 가장 궁금할 수 밖에 없던 점은 역시 RTS를 어떻게 온라인으로 구현하는가에 대한 대답일텐데, 특별한 디자인을 사용한 접근을 하지는 않고 주 거점을 중심으로 퀘스트 인스턴스를 예전 스타일의 RTS로 플레이하는 것으로 해결을 해 두었다. 즉 거점 도시를 키우는 메인 플레이는 RTS의 디자인과는 완전히 상관이 없고, 요즈음의 소셜 게임에 더욱 가까운 인상. 퀘스트를 받아 RTS 인스턴스를 플레이하면서 경험치와 돈을 획득하고 그를 바탕으로 거점 도시를 업그레이드 (혹은 꾸미기)를 하게 되는데, 도시 자체의 발전도 발전이지만 예전 AOE의 장대하기로 유명한 스킬트리와 함께 유닛 업그레이드까지 모두 거점 도시에서 업그레이드를 해 두지 않으면 퀘스트 수행시에 유닛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그에 더불어 요즘 소위 소셜느낌의 게임에는 다 있는 것 같은 친구 도시 방문에서 퀘스트 수행해주기 및 RTS답게 PVP 퀘스트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은 크게 놀랍지 않은 부분.
웹 기반의 게임과는 달리 용량이 작다고는 해도 클라이언트가 있는 게임이라 페이스북과 같은 곳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지는 않고, 대신 MS가 줄창 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별 신통찮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GFWL (Games for windows live)를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GFWL게임의 기반들을 몇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은 도전과제나 XBL과의 연동 및 하드웨어 지원 (게임 패드등의) 등이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는 인상이었지만, 반대로 악명높은 인증시스템 (일정 인증횟수를 초과하면 게임을 새로(!) 사야 했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음) 및 이미 반쯤 독점이 되어버린 듯한 스팀의 플랫폼 기반에 밀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서, 사용자 기반이 매우 중요한 소셜/온라인 게임을 전개하는데 어떻게 작용할 지 확신할 수 없겠다는 생각은 있다. 다만 포탈2에 와서야 PS3 연동을 시작한 스팀과는 달리 확고하게 이기종간의 연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은 강력한 장점이라, 이 부분이 추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꽤 기대된다. 이미 베타 클라이언트에도 GFWL은 완전하게 통합되어 있어서, XBL유저들과는 소통이 가능한 상태이고, 게임 특성상 WP7에서 XBL연동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면 적절한 형태의 모바일 연동도 지원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게임 플레이 패턴 자체만 놓고 보면 거점 도시-퀘스트 수행의 큰 줄기의 반복인데, 다른 류의 게임과는 달리 AOE의 RTS는 플레이타임이 길기로 이름높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후반부 퀘스트에서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될 것 같다. 현재 레벨 10정도의 초반부 (Age 3로 넘어가기 직전)까지의 퀘스트는 대충 1-2개를 수행하는데 난이도에 따라 약 1시간여가 소모되고 있는데, 이것만 해도 적은 시간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후반부 퀘스트는 잠시 짬을 내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 될 확률이 높다. 물론 게임 플레이의 특성상 당연히 Co-Op 모드 등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듯 싶고. PvP 컨텐츠의 경우 현재 유저가 너무 적어서 퀘스트 수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
초반 인상만 보면 재미도 적잖이 있고 꽤나 정갈하게 다듬어 놓아서, 처음 발표를 보았을때의 느낌보다는 훨씬 낫다. 정식 서비스와 플랫폼 연동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게임이라는 인상.
처음 AOEO의 스크린샷이 공개되었을 때 눈길을 끈 것은 이전의 사실적인 그래픽 스타일과는 상이하면서도 정교하게 그려진 그래픽이었는데, 아트웍의 느낌이 강해서 실제로 구현이 가능할까 싶었던 그래픽이 그대로 구현이 되어 있는 점이 제법 놀라웠다. AOE3시절의 고해상도 느낌이 물씬나는 모델링은 아닌데도 눈이 편안하고 플레이하기에는 즐겁다.
그래픽과 함께 가장 궁금할 수 밖에 없던 점은 역시 RTS를 어떻게 온라인으로 구현하는가에 대한 대답일텐데, 특별한 디자인을 사용한 접근을 하지는 않고 주 거점을 중심으로 퀘스트 인스턴스를 예전 스타일의 RTS로 플레이하는 것으로 해결을 해 두었다. 즉 거점 도시를 키우는 메인 플레이는 RTS의 디자인과는 완전히 상관이 없고, 요즈음의 소셜 게임에 더욱 가까운 인상. 퀘스트를 받아 RTS 인스턴스를 플레이하면서 경험치와 돈을 획득하고 그를 바탕으로 거점 도시를 업그레이드 (혹은 꾸미기)를 하게 되는데, 도시 자체의 발전도 발전이지만 예전 AOE의 장대하기로 유명한 스킬트리와 함께 유닛 업그레이드까지 모두 거점 도시에서 업그레이드를 해 두지 않으면 퀘스트 수행시에 유닛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그에 더불어 요즘 소위 소셜느낌의 게임에는 다 있는 것 같은 친구 도시 방문에서 퀘스트 수행해주기 및 RTS답게 PVP 퀘스트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은 크게 놀랍지 않은 부분.
웹 기반의 게임과는 달리 용량이 작다고는 해도 클라이언트가 있는 게임이라 페이스북과 같은 곳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지는 않고, 대신 MS가 줄창 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아직까지 별 신통찮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GFWL (Games for windows live)를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GFWL게임의 기반들을 몇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점은 도전과제나 XBL과의 연동 및 하드웨어 지원 (게임 패드등의) 등이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는 인상이었지만, 반대로 악명높은 인증시스템 (일정 인증횟수를 초과하면 게임을 새로(!) 사야 했었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음) 및 이미 반쯤 독점이 되어버린 듯한 스팀의 플랫폼 기반에 밀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서, 사용자 기반이 매우 중요한 소셜/온라인 게임을 전개하는데 어떻게 작용할 지 확신할 수 없겠다는 생각은 있다. 다만 포탈2에 와서야 PS3 연동을 시작한 스팀과는 달리 확고하게 이기종간의 연동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은 강력한 장점이라, 이 부분이 추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꽤 기대된다. 이미 베타 클라이언트에도 GFWL은 완전하게 통합되어 있어서, XBL유저들과는 소통이 가능한 상태이고, 게임 특성상 WP7에서 XBL연동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면 적절한 형태의 모바일 연동도 지원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게임 플레이 패턴 자체만 놓고 보면 거점 도시-퀘스트 수행의 큰 줄기의 반복인데, 다른 류의 게임과는 달리 AOE의 RTS는 플레이타임이 길기로 이름높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후반부 퀘스트에서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될 것 같다. 현재 레벨 10정도의 초반부 (Age 3로 넘어가기 직전)까지의 퀘스트는 대충 1-2개를 수행하는데 난이도에 따라 약 1시간여가 소모되고 있는데, 이것만 해도 적은 시간이 아닌 것을 감안하면 후반부 퀘스트는 잠시 짬을 내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 될 확률이 높다. 물론 게임 플레이의 특성상 당연히 Co-Op 모드 등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 듯 싶고. PvP 컨텐츠의 경우 현재 유저가 너무 적어서 퀘스트 수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
초반 인상만 보면 재미도 적잖이 있고 꽤나 정갈하게 다듬어 놓아서, 처음 발표를 보았을때의 느낌보다는 훨씬 낫다. 정식 서비스와 플랫폼 연동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게임이라는 인상.
Prince of persia : The Forgotten Sands
Games 2011. 1. 2. 17:22
당초 계획대로였더라면 시간의 모래 3부작으로 이야기의 종결을 지은 후 네 번째 작품이 다음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되어야 했으나 정작 그 이후에 나온 것은 시간의 모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영화의 모사처럼 보이는 느낌의 게임이 되었다. 느낌은 그러했으되 이야기의 시간대는 1편과 2편의 사이의 징검다리 즈음이라고 하니, 과거로의 회귀를 명확하게 주장한 셈이다.
게임의 느낌 또한 완전히 과거로 돌아간 셈이라, 처음 3부작에 쓰였던 퍼즐과 대동소이한 게임플레이가 나타난다. 새로운 요소가 아주 없냐면 그것은 또 아니지만, 그러한 요소들은 부차적으로 쓰였을 뿐이라 전체적인 인상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에 가깝다. 전투 또한 네번째 작품에서 지적받았던 부분을 완전히 들어내고 2-3편에 가까운 느낌으로 회귀했으면서도, 동시에 처음 3부작에서 날이 갈수록 복잡해져갔던 액션 시스템을 거의 들어내어 버리고 간략한 방식으로만 싸울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디자인들의 모음이 결국 게임 전체를 평이하게 만드는데, 보통의 난이도에서라면 퍼즐 부분에서도, 액션 부분에서도 거의 고민하거나 어려워할 필요없이 상쾌하게 진행을 멈추지 않고 나갈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반대로 게임의 인상자체가 밋밋해져버린 것이 큰 아쉬움. 게다가 꽤나 매력적이었던 전작의 이야기들과 달리, 이번 편의 이야기는 억지로 만들어낸 마냥 단촐하다.
개성 강했던 실험작이라는 느낌이 꽤나 있었던 이전작 (4편)이나, 완성도 높은 상품이라는 칭찬을 할 수있었던 전작들 (3부작)에 비하면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평이한 작품. 빠른 시간 안에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갖추어 출시해 낸 기획 상품에 가깝다는 인상이다. 실제로도 영화의 출시에 맞추어 트렌드를 만들고자 했던 느낌이 짙은 편이지만.
Heavy Rain
Games 2010. 3. 26. 13:36
상호작용을 대전제로 하는 미디어인 게임은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에 좋은 매체가 아니다. 잘 짜여진 이야기를 가진 게임들이 없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과 그것을 잘 전달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이야기이다. 미디어가 메시지라는 유명한 경구를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게임에서의 이야기 전달은 항상 게임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인 상호작용성과 부딪혀 덜그럭거린다. 훌륭했지만 (개인적으로도 매우 선호했지만) 그만큼 비판도 많았던 히데오 코지마의 Metal Gear Solid 시리즈의 최종장인 4편을 플레이해 본 사람이라면 영화와 같은 일방향매체가 가질 수 있는 좋은 장점들을 게임에서 그대로 차용하는 순간 큰 단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나마 게임 장르로서는 스토리텔러에 가장 가까웠던 어드벤처 장르가 순수 장르 자체로서의 힘을 잃고 대신 대부분의 게임들이 그 편린을 품은 채 각자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끝이 있는 이야기에 천착하는 내게는 달가운 일이었지만 그 방법론 자체의 완성은 아직 요원하다고 생각한다.
Quantic Dream의 디렉터인 David Cage는 시작부터 이 지점에 주목했던 소수의 게임 개발자 중에 하나였다. 그는 줄곧 게임의 얼개로서의 이야기 뿐 아니라,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Quantic Dream의 이전작 [Fahrenheit] (발매지역에 따라 Indigo Prophecy)은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 중 하나였으며, 근작인 [Heavy Rain]은 그 연장선 상에 있다.
현재 대부분의 게임들이 취하는 이야기 전달은 상호작용과 이야기 전달을 완전히 분리하고, 이야기의 전달은 컷신(Cut-Scene)을 통해 이루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앞서도 이야기 한 것과 같이 게임이 가지는 본질적인 매력 중 하나인 상호작용 및 사용자의 능동적인 선택을 완전히 배제하는 형태에 가깝다. 이와는 다른 흐름으로서, [BioShock]나 [Half-Life] 시리즈가 보여준 것과 같이 수동적인 이야기 전달을 거의 배제하고 게임이 구축한 세계의 문맥을 사용자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탐색하도록 전개하는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상호작용을 통한 이야기 전달 구조라는 점에서 혁신적이지만, 전자의 방식과 반대로 사용자가 충분히 능동적이지 못한 경우 완전한 이야기 얼개를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실제로 예로 든 두 게임 모두 지역화가 매우 잘 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만으로는 내용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 두 가지 방식과는 다르게, 사용자와 게임 간의 상호작용을 사용자의 선택으로 분기하고 그에 따르는 반응을 이어 이야기 얼개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야기의 전달과 사용자의 선택이 매우 중요한 장르 가운데 하나인 RPG장르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 [Mass Effect]와 같은 경우가 좋은 예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Heavy Rain]은 기본적으로는 사용자의 선택과 그에 따르는 분기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해 간다는 구조 자체는 앞서 이야기한 방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구현하는 데 있어 매우 독특한 방법을 선택하여 그 전달과정을 사용자의 능동적인 선택과 융합하고자 한다. 요 근래의 액션 게임에서 흔히 쓰이는 QTE(Quick Time Event)를 통해 조작중인 인물의 행동을 결정하고, 이에 더하여 전통적인 형태의 선택지 형태의 대화시스템을 결합하여 사용자의 선택을 유도한다. 선택과, 선택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던 기존의 게임들과 다르게 [Heavy Rain]의 플레이는 그 둘간의 경계가 매우 흐릿하다. 컷신과 같이 처리된 리얼타임 렌더링 이벤트 중간중간에 끊임없이 사용자의 응답을 요구하고, 그 응답은 이야기의 전개를 바꾸는 선택이 된다. 심지어는 사용자가 반응을 멈추고 가만히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게임의 플레이 자체가 이야기 전달 구조 사이사이에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과 분기가 이야기 전달을 방해하지도 않으며 반대로 이야기 전달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Fahrenheit] 역시 이러한 게임 디자인을 목표로 설계하려고 했던 것이 비교적 명확하게 보이는 게임이었지만, 소위 DDR 게임이라 불릴 정도로 단순한 형태의 상호작용형태와 함께 선택에 따른 이야기 전개 요소가 극단적으로 축소되어 있어 다소 부족한 점이 적지 않았다. [Heavy Rain]은 말하자면 이 게임의 적자에 가까운 형태로서 이전작이 가지던 문제들을 대체로 잘 정리한 디자인을 보여 준다. 특히나 [Fahrenheit]가 가지고 있던 큰 단점 가운데 하나였던, 이야기 자체의 얼개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여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이야기가 급격하게 무너지는 문제 또한 [Heavy Rain]에서는 어느 정도 이상으로 완성되어 있다. 게임이라는 매체 특성에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약간은 과도하다 싶은 주제와 그에 따르는 이야기 전개는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완성도 자체에는 평균점 이상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Heavy Rain]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 자체라고 생각한다. 90년대 초반부 어드벤처가 세상을 뒤엎을 즈음 어떤 사람들은 게임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롭고도 가장 강력한 매체라고 믿었다. 그 강력한 상호작용의 가능성은 영화나 소설같은 매체가 가지는 이야기의 수동성을 넘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인터랙티브 무비가 어드벤처와 나아가 게임의 미래라고 역설하던 순간은 쉽게 사라지고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운 상황이 되었지만 [Heavy Rain]을 플레이하면서 인터랙티브 무비가 꿈꾸던 미래를 보는 기분을 느낀다. 분명 이 게임이 가지는 한계는 적지 않고 이러한 방식이 모든 게임의 미래가 될 수도 없지만, 가능성의 제시로서는 좋은 답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StarCraft 2 CBT
Games 2010. 2. 18. 11:39오늘 한국어 버전의 CBT가 시작되면서 인터넷은 아침부터 폭풍이 불고 있다. 평소 스타를 거의 즐기지 않는 편이었기 때문에 첫 번째 플레이에서 처참하게 패배당한 후 간단하게 스크린샷만.
멀티플레이 밸런싱을 테스트하는것이 주 목적인지 멀티플레이만 가능하다. 이전에 이미 알려졌던 것처럼 Battle.net을 이용한 멀티플레이만 지원하기 때문에, 계정 접속 없이는 플레이 할 수 없는 것도 특징. 한글화의 경우 음성/문자 모두 한글화가 되어 있었으며, 단순한 번역이라기보다는 WOW에서부터 시작된 완전한 지역화에 가까운 느낌으로 번역되어 있어 처음에는 다소 어색할 수도. 한글 음성의 경우도 그렇고 번역 수준의 문제보다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먼저 다가오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판단은 당장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WOW의 경우 좋은 지역화의 예로 칭찬받는 것을 생각해 보면 나쁘지는 않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게임플레이는 전체적으로 1편을 그대로 계승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1편을 장기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크게 무리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숙달될 수 있을 것 같다. 3D로 완전히 그래픽을 일신하였음에도 괴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설계된 그래픽/아트 디자인이 인상적. 모델링이나 텍스쳐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의 수준도 나쁘지 않은 편인 데다가 이펙트 부분에 자원을 제법 소모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Havok 기반의 물리 연산이 요소요소 작은 곳에 보이는데, 예상보다 잘 적용되어 꽤나 자연스럽다. 사양은 이미 여러 번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리 높지 않은 편으로, GPU기준으로 따지만 일반적인 해상도 기준으로 8800 이상 정도면 크게 무리가 없을 듯 싶다. 2D였던 전작을 생각하면 당연히 GPU쪽의 요구수준이 매우 올라가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도 꽤 생길 듯.
게임 자체만으로 보기에는 외적으로 이러저러하게 얽힌 것이 굉장히 많은 타이틀이기도 하고, 현재 상황상 되도록이면 성공을 바라는 타이틀이기도 해서 여러 모로 주목하고 있다. 결국 새로이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성공하는쪽이기보다는 기존의 전작을 즐기던 사람들에게 소구할 수 밖에 없는 게임이니만큼, 외적인 부분으로 드러나는 것들보다는 CBT를 거치면서 다듬어 나갈 게임 플레이의 감각과 밸런싱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
..주말에는 일단 딴게임들 접고 당분간 이걸 플레이해야 할까...친구추가 하실분 환영해요.
Mass Effect 2
Games 2010. 2. 9. 01:44
ME1은 바이오웨어가 추구하는 경향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었다. 이제는 클리셰에 가깝게 고착화된 다양한 시스템들을 줄이는 한편 RP에 어울리는 감정 이입을 충실히 이끌어내기 위한 밀도있는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것은 바이오웨어가 애초부터 지향하던 주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였다. 이전 세대 XBOX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구 공화국의 기사단]에서도 복잡한 주사위굴림을 잘 포장한 액션성 있는 전투와, 스킬/레벨에 기반한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것과 같은 지향점들은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더하여 이전의 서양 RPG들에 굴레처럼 씌어 있던 명확하지 않은 자유도에 대한 강박 또한 밀도있는 스토리텔링과 함께 각각의 스토리의 전개 순서를 쪼개어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는 선택의 여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비교적 용이한 방법으로 세계를 구축하였다.
ME1은 말하자면 이러한 경향성의 완성본에 가까운 느낌이었던 게임이었다. RPG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처럼 여겨졌던 성장 요소들 - 경험치 / 레벨 / 스킬 / 아이템 - 은 존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슈터의 외양을 잘 덧씌운 전투를 통해 [구 공화국의 기사단]에서도 남아 있던 주사위굴림, 잠시멈춤과 같은 턴 기반의 양식을 깔끔하게 포장해 냈다. 기-승-전-결의 구조를 잘 갖춘 밀도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충실한 감정이입을 이끌어 내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나는 이것이 바이오웨어가 지향하는 캐쥬얼한 RPG의 단면이라고 생각했고, 그 후속작 또한 이러한 범주 안에서 크지 않은 변화를 통해 전작을 계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완전히 틀렸다. ME2는 그보다 한 발자욱 더 나갔다.
ME2를 플레이하면서 느끼게 되는 이질감은 매우 크다. RPG에 익숙하며, 동시에 전통적인 RPG를 ME2에서 기대했던 플레이어라면 그 이질감을 더욱 크게 느낄 것이다. 이전까지의 작품들이 시스템의 축소를 지향했다면, ME2에서는 전통적인 RPG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던 시스템을 통째로 들어내고 매우 간략하게 필요한 부분만을 발췌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레벨은 남아있지만 전투를 통해서는 레벨 상승을 위한 경험치를 얻을 수 없다. 그런데도 여전히 주인공은 성장한다. 다만 그 성장은 오직 플레이어의 선택에 의해서만 진행된다. 일반적인 형태의 인벤토리-아이템 구조는 완전히 사라지고, 간략한 업그레이드 시스템만이 남았다. 바이오틱 계열의 스킬들은 그 효과가 매우 약화되어 슈터의 보조 기술에 맞게 자리잡았다. 전투는 온전히 액션으로 전환되었다. 트리거를 통한 타게팅은 아예 없어졌고 액션게임과 동일한 피격 효과가 생겼으며, 심지어 무기는 재장전이 필요하다. ME1에서의 슈터는 RPG의 시스템에 기반한 일부였다면 ME2는 슈터를 베이스로 한 게임이 되었다고 주장해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다.
어떻게 이야기하자면 심하게 변형된 형태의 게임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ME2가 이전까지의 바이오웨어 게임들과 동일한 정체성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전작보다 훨씬 심화되고 발전한 스토리텔링에 있다. ME1에서의 대화 시스템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Paragon / Renegade 시스템은 지속적으로 플레이어의 선택을 요구한다. 선택과,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고 반응하고 대응하는 과정이 ME2가 핵심적으로 내세우는 게임의 큰 틀이다.
특히, ME1과 비교해 볼때 기-승-전-결에 이르는 일반적인 이야기 전개 구조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이야기 전개를 극도로 파편화시킨 것이 이러한 선택의 효과를 키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초입부의 튜토리얼을 넘는 순간 플레이어는 이야기의 최종 목표까지 보게 된다. ME2에서의 중심 이야기는 기-(승전)결에 가까울 정도로 짧고 명확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전개되는 것은 연관성이 거의 없는 산발적인 에피소드에 가까운 각 토막들이다. 각 토막들이 다른 토막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 이야기들은 각각이 기-승-전-결을 가지는 짧지만 완성된 이야기들로 전개된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전체 플레이에 비해 짧고 명확한 동시에 강렬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요구하도록 해서,강렬한 초입부와 거대한 클라이막스 사이의 전개 과정의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 전작에서 지적받았던 단점들인 비쥬얼 상의 몇몇 난점들이나 시스템상의 난점들도 일신한 디자인과 함께 대부분이 해소되어 있어, 커다란 줄기만을 놓고 보면 완벽에 가깝다고 해도 부정하기가 힘들 정도의 게임이 되었다. 반면 새로운 디자인에 맞추어 발생하게 된 문제들도 있는데, 개중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 가운데 하나는 세계가 협소하게 구축되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바이오웨어의 게임들은 구축된 세계는 넓어 보이지만 실제로 돌아다닐 수 있는 지역은 그리 넓지 않은 편이었는데, ME1에서는 그나마 넓었던 배경 세계는 2편에서의 이야기 구성의 변경으로 인해 비약적으로 줄어들었다. 1편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던 Citadel과 같은 장소를 논외로 하더라도, 다른 지역들도 원거리 이동을 위한 차량을 제거하고 각 이야기 토막의 길이를 조절하면서 협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더불어 이러한 지역적인 협소함 이외에도 이야기 전개에 있어 필수적이지 않은 요소들이 대부분 사라져서, ME1에서 비교적 흔하게 보였던 [영어를 쓰지 않는 외계인]과 같은 부수적인 요소들이 사라진 것도 심리적인 공간감을 줄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여러가지 면에서 ME2는 많은 것들이 변한 게임이고, ME1과 비교해서도 외양만이 다소 닮았을 뿐 다른 게임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가 되었다. 이것을 장르 혼합의 좋은 예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고, 장르 혁신의 모범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어느 쪽으로 평가하든, 전작이 보여준 성취를 훌쩍 뛰어넘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