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09.07.09 Duevel Planet 2
  2. 2009.01.13 Puregreen with Paul Smith 8
  3. 2009.01.08 Kensinton Slimblade
  4. 2008.11.20 NXE Avatar
  5. 2008.11.02 Autograph

Duevel Planet

Gadget 2009. 7. 9. 01:33

합리적인 소비를 가르는 기준이라는 것이 참 애매하다. 누군가에게는 기백짜리 수트가 적당한 가격의 옷으로 비칠 수 있는가 하면 또 누군가에게는 십여만원이 넘어가는 청바지 한장이 지나친 과소비로 여겨질 수도 있다. 대부분의 분야가 그러하지만 소위 스피커질이라는 말로 뭉뚱그려지는 분야에서는 그 차이가 많이 심해서, 상식적인 수준의 궤를 벗어나는 금액을 지출하는 경우를 보는 것도 그리 드물지만은 않다. 오죽하면 남편이 카메라질 자동차질 스피커질 하는 것만큼은 뜯어말리라는 이야기도 있을까.

몇년을 옆에 두고 쉼없이 이 음악 저 음악을 틀어제꼈던 프론트의 소리가 날이 갈수록 뭉치고 먹먹해져가는 것을 느낀 지도 한참이라는 핑계를 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이번의 소비가 반쯤은 충동에 가까운 것이었음을 온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 일반적인 이미지에는 잘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매끈하게 아름다운 유닛을 처음 본 순간에 이미 반쯤은 마음을 굳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다. 사소한 일상, 변하지 않는 날들, 매일같이 반복되는 날 속에 하루 정도는 사소하지 않은 어떤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매일 무얼 하는 지도 모르게 생각없이 똑같이만 흘러가는 하루 하루, 느지막한 저녁에서야 한 몸 겨우 누일 작은 공간에 안온히 홀로 앉은 자리에 나머지 빈 공간을 음악 소리로 가득 채운다. 내가 원했던 것은 내 빈 자리를 채워줄 선명하고 아름다운 소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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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green with Paul Smith

Gadget 2009. 1. 13. 23:58

알록달록.

수트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우습게도 [Dark Knight]를 보면서였습니다. 흠뻑 빠져들어서 극장에만도 다섯번 가까이 가면서 처음에는 강렬한 이야기와 화면에 마음을 뺏기고, 대사와 신들을 외워 가면서 소소한 것들을 지켜보게 되었거든요. 유독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극중 웨인이 덴트를 위해 후원 파티를 여는 자리에서 발코니로 나가 술을 쏟아 버리는 뒷 모습이었습니다. 잘 짜여진 몸에 딱 들어맞는 수트를 입은 남자의 뒷태가 어찌나 끌리던지요. 물론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모습도 아니고, 아무 옷으로나 할 수 있는 모습도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단 한명, Bale만을 위해 만들어진 Armani와 다른 사람도 아닌 Christian Bale이라니.

어찌되었든 그 장면이 너무 인상깊게 남아 포스팅까지 해 가면서 수트를 사야겠다고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정말 사게 될까는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전자 제품에는 주저없이 기백을 써도 옷에는 십만원 쓰기도 아까워하는 공돌이들이 흔히 보이는 성정 때문이기도 했고, 실용성이라는 측면에서 봐도 내가 이 옷을 얼마나 자주 입을까를 생각하면 망설일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살이 빠지면서 입을 수 있는 수트가 없어졌다는 좋은 핑계를 끌어다 결국은 매장으로 발걸음을 했습니다.

원체 Armani의 이미지가 강렬했기 때문에 당연히 Armani를 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람 몸에 맞는 옷이라는게 제각각인지라 그렇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Armani를 입었을 때도 괜찮아 보였지만 그보다 더 잘 맞는 옷들이 있더군요. Armani - Boss - Dolce & Gabbana - Zegna - Paul Smith 같은 매장들을 돌아보면서 빤해 보이는 수트들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극렬하게 다른 디자인의 옷은 입는 사람에 따라 또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그에 더해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신 서x님과 우x님 덕분에 결국 Paul Smith로 결정을 하고 고민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 싶은 시간 안에 구입을 마쳤습니다. 두 분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결정을 못하고 어정거리고 있지 않았을까 싶군요.  아직 셔츠가 도착하지 않았지만 입어본 수트는 꽤나 이럭저럭 제 몸에 맞아 떨어집니다. 어찌보면 사치품에 가까운 물건이지만 때로는 이러한 구매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때도 있습니다.

처음 입어보고 찍은 사진은 올리기에 뭣해서 이쪽으로 빼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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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sinton Slimblade

Gadget 2009. 1. 8. 10:29

마우스에 비하면 트랙볼은 아무래도 사용자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 터라 신제품 출시 주기도 제법 길고 제품 숫자도 많지 않다. 트랙볼을 사용한 지가 얼추 3년이 넘어가는데, 그 당시 구입했던 로지텍의 최상위 모델은 아직까지도 로지텍의 최상위 모델이다. 3년 동안 신제품이 하나도 출시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인데, 다른 메이커들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전통적인 하드웨어 명가인 마이크로소프트도 그렇고 로지텍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하면 인지도가 조금 낮지만 트랙볼 메이커로서는 훨씬 나은 제품군을 가지고 있는 켄싱턴도 최상위 라인에 익스퍼트 군을 올려둔 채로 버틴게 꽤나 시간이 된다. 트랙볼에 아무리 익숙해져도 마우스처럼 게임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불편하니만치 해상도 문제로 주기적인 업그레이드를 할 일도 없고, 지금 사용하는 모델의 버튼 수도 엔간한 마우스 뺨치게 많으니만큼 당장 불편한 것은 없지만 3년 넘게 쓴 모델을 교체하려고 봤더니 같은 모델을 또 사야 하는 상황은 조금 우울했던 차에, 켄싱턴에서 드디어 새 모델을 발표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존의 익스퍼트 군에 포함된 제품이 아니라, 마우스와 함께 SlimBlade 시리즈로 이름이 붙었는데, 이름만큼이나 예전의 익스퍼트에 비해 좀더 날렵하고 트렌드에 맞는 세련된 디자인이 되었다. 물론 켄싱턴 트랙볼 특유의 무지막지하게 거대한 볼을 가운데 두는 디자인은 여전하지만. 볼의 크기는 실제 사이즈를 아직 확인할 수가 없어서 익스퍼트에 비교하기는 좀 힘들어 보인다. 다만 기존의 트랙볼들과 달리 버튼의 갯수를 대폭 줄이고 모드 변경 기능을 추가한 후, 모드에 따라 볼의 움직임을 각각의 기능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해 두었다. 이런 류의 접근이 드라이버나 어플리케이션이 엉망이면 정말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은 좀 조심스럽게 실제 발매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일단 현재까지 나온 정보만으로는 이럭저럭 마음에 드는 모델인데, 역시나 켄싱턴의 트랙볼답게 발매가 129.99$로 책정된 가격은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게 쉽게 납득될 만한 금액은 아니다. 어지간한 중고급형 마우스를 4-5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환율을 감안하면 최소 15만원이 넘어갈 물건을, 게다가 마우스와 달리 쉽게 쓸 수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면서 구입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인지라.. 역시 덜컥 예약하는것 보다는 발매후 리뷰를 기다리는게 낫겠다는 판단을 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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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E Avatar

Gadget 2008. 11. 20. 00:56
XBOX 360의 대시보드가 오늘 완전히 새롭게 업데이트되면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었다. 그 중 가장 흥미있던 부분이 Wii의 Mii와 같은 개인별 아바타를 생성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업데이트를 마치자 마자 재빠르게 만들고 한참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모 씨는 본인과 닯지 않은 아바타를 즉시 삭제하라고 얘기하지만 어디까지나 나를 닮은 아바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만족 중. 여자 아바타를 만들어볼까 하다가 그건 그만두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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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graph

Gadget 2008. 11. 2. 23:27

오늘 제이님을 뵙고 그간 구입한 책들에 사인을 받아 왔다. 무한한 빠심팬심의 발로. 염치불구하고 졸라대서 굉장히 민망스럽고 죄송스럽지만 그걸 이길 만큼 강한 욕심 때문에.. 달콤하고 진한 케익과 쿠키와 함께 좋은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가 절대로 바라볼 수 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계시는 제이님을 존경하고, 그 분이 쓰시는 글을 좋아한다. 혹독하게 추운 현실에는 어쩌면 마냥 꿈같은 이야기일 지 모르겠지만, 그런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많을 수록 세상이 변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스스로가 그렇지 못해서 생기는 약간의 선망과 질투심도 섞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제이님의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내가 느꼈던 그 아릿한 감정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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