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 Bill bryson
Literal 2007. 4. 11. 14:26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빌 브라이슨 (지은이), 이덕환 (옮긴이) | 까치글방
출간일 : 2003-11-30 | ISBN(13) : 9788972913641
차례
제1부 우주에서 잊혀진 것들
제2부 지구의 크기
제3부 새로운 시대의 도래
제4부 위험한 행성
제5부 생명, 그 자체
제6부 우리의 미래
[....역사] 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역사책은 아닌, 좀 기묘한 책. 보통 생각하는 과학교양서적들의 특징은 일반인이 쉽사리 접하기 힘든 분야 하나를 정해서 깊고 좁게 파고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써도 알아먹지도 못하는 수식도 좀 지워주고 이런저런 작업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이 책의 방향은 그러한 경향과는 반대쪽에 서 있어서, 이른바 A부터 Z까지 모두 다뤄봅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철학과 수학과 과학이 모두 한데 묶여 있던 시기에서부터 서서히 분화되기 시작하는 근대과학사까지야 딱히 분야가 골머리아프게 많은 것도 아니고 하니 크게 문제없이 이야기가 풀려나가지만, 그 이후로 각각의 분야들의 간극이 밤하늘 은하수보다 넓어 학문하는 사람들도 건너뛰어다니기 어려울 정도가 되면 서서히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아직 밝혀진 것들은 없으니 [모른다]는 말은 적어넣어야겠고 게다가 그런 분야가 한둘이 아니고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설명은 줄고 과학자들에 대한 에피소드는 늘어나며 자기 얘기까지 곁들인 후에 결론은 아직 모른다.고 마무리짓는 게 태반. 읽는 입장에서도 과히 즐거울 리가 없다.
초끈 이론 하나만로도 이 책의 두께를 훌쩍 넘는 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게다가 그 책이 전문서적이 아니라 일반 교양 개론 정도임을 생각해보면,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보여주는 대부분의 한계는 그 짤막한 양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겠다. 한가할 때 머리식힐 겸 쉬엄쉬엄 읽기에는 나쁘지 않은 책이겠지만, [Elegant universe],[The fabric of the cosmos]와 같은 강렬한 지적 감동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많이 부족하다. 나부터도 그렇고. OReilly의 책 수준을 기대했는데 초보자용 영진출판사 책을 보게 된 느낌이랄까. Feynman의 Physics를 읽어볼까 고민중이다.
[홀로서기] 中
Literal 2007. 4. 8. 20:12The Elegant Universe - Brian Greene
Literal 2007. 3. 24. 00:10The Elegant Universe: Superstrings, Hidden Dimensions and the Quest for the Ultimate Theory
브라이언 그린 (지은이), 박병철 (옮긴이) | 승산
출간일 : 2002-03-11 | ISBN : 8988907280
차례
1부 지식의 변두리에서
제1장 끈 String으로 단단히 묶다
2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양자의 딜레마
제2장 시간과 공간, 그리고 관찰자의 눈
제3장 뒤틀림 Warps과 굴곡 ripples
제4장 불가사의한 미시세계
제5장 새로운 이론의 필요성이 대두되다: 일반상대성이론 대 양자역학
3부 우주의 교향곡
제6장 그것은 그냥 음악일 뿐이다: 초끈이론 Superstring Theory의 본질
제7장 초끈 Superstring의 '초 Super'란 과연 무슨 뜻인가?
제8장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차원을 찾아서
제9장 실험적 증거들
4부 끈이론과 시공간의 구조
제10장 양자기하학 Quantum Geometry
제11장 공간찢기 Tearing the Fabric of Space
제12장 끈이론 이상의 이론: M-이론 M-Theory을 찾아서
제13장 끈/M-이론의 관점에서 본 블랙홀
제14장 우주론 Cosmology
5부 21세기 통일이론
제15장 앞으로의 전망
누가 뭐래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수많은 [교양]과학서적이 주장하는 모토인 -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첨단과학의 세계 - 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점일 게다. 물론 포인트가 [누구나]쪽인지, 아니면 [첨단과학]쪽인지는 좀 애매모호한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책은, 양자역학 이후로 물리학의 세계에 가장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 현재형! - 초끈이론, superstring theory 에 대해 개괄하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초끈이론이 발생하기까지의 물리학의 변천을, 중반을 넘어 후반부까지는 초끈이론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초끈이론이 만들어낸 우주관까지를 다루고 있음.
사실 이런 지대하게 어렵기 짝이 없는 학문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풀어서 설명한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인간이 인식하는 3차원 공간에서 11차원 공간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만들 방법이 있을까? 불가능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것이다. 클라인 병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2차원 평면 위에 4차원 도형을 그리는 것도 어렵기 짝이 없는 것이 현실. 덕분에 초끈이론에서 (다른 과학 분야라고 안 그런건 아니지만)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히 수학이 된다. 수많은 차원과 공간을 수식과 방정식으로 표현하고, 그를 이용해 각종 변형 형태들을 실험하는 것, 이를테면 초끈이론은 그야말로 이론물리학의 최첨단에 서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런데 작자는 용감하게도, 정말로 수식을 다 빼버렸다. 정말로 이 책 전체를 통틀어 수식은 단 한 문장도 나오지 않음. (공학서적에 나오는 숫자없이 문자만으로 이루어진 수식..이런것도 없음) 심지어 뉴튼의 고전역학을 들 때마다 심심하면 나오는 f=ma 까지도. 이런 상태에서도 꽤나 깔끔하고 명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작자의 능력은 정말 감탄스럽다.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인 잣대라고 생각했던 뉴튼 역학, 그 뒤를 이어 시간과 공간이 휘어지고 변화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일반적인 인식에 시차원을 더해 4차원 시공간으로의 확장을 이끌어낸 아인슈타인, 그 뒤를 이어 4차원 시공간을 10차원 이상으로 확장하고, 차원과 공간이 찢겨지고 결합하는 역동적인 것임을 주장하는 초끈이론에 이르는 과정을 읽어나가고 있으면 내가 인식할 수 없는 어떤 거대한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그러한 경이감을 느끼게 된다.
단순히 교양서적으로 분류하기에는 마냥 가볍지는 않은 책이어서, 기본적인 물리학 정도는 숙지하고 있는 편이 읽어 나가기에 훨씬 편한 책이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한 번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 [거대한 우주]라는 표현이 은유나 직유가 아닌 문자 그대로의 담백한 표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
The Anatomy of Fascism - Robert O. Paxton
Literal 2007. 3. 23. 00:10파시즘 - 열정과 광기의 정치 혁명
원제 The Anatomy of Fascism (2004)
로버트 O. 팩스턴 (지은이), 손명희, 최희영 (옮긴이)
출간일 : 2005-01-10
ISBN : 8995530057
차례
1장. 운동하는 파시즘
2장. 파시즘의 탄생
3장. 뿌리 내리기
4장. 권력장악
5장. 권력행사
6장. 급진화인가 정상화인가
7장. 다른 시대, 다른 장소의 파시즘...
파시즘이 만들어낸 광기어린 열풍에 유럽 제국이 휩쓸린 지도 반 세기에 가까운 세월이 지났다. 혹자는 히틀러 한 사람에게만 [유럽 제국을 끌어안고 자폭했다]는 평을 내리기도 하지만, 비중의 정도를 차치하더라도 한 사람에게만 그러한 혐의를 씌우는 것은 옳지도 않을 뿐더러 상황을 바라보는 데에도 그리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일 것이다.
비록 파시즘의 끄트머리에 -ism이 당당히 붙어 있다 하더라도 여타의 그것들과 파시즘은 확실히 궤를 달리하는 면이 있다. 이론적인 배경이 굉장히 취약하다는 점, 각각의 국가마다 발현 양상이 매우 상이하다는 점, 매우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는 점 등이 그 대표적인 예. 이러한 특징은 파시즘을 명확하게 정의내리기 어렵게 하고 있다.
Robert O. Paxton의 [The Anatomy of Fascism]은 이러한 측면에 주목하여, 성공하였거나 실패한 파시즘 정권들의 행동양태를 역사적인 순서에 따라 나열하여 파시즘을 정의하고자 한다. 대표적인 파시즘 정권인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하여 순수 파시즘 운동으로 시작하였으나 독일과 이탈리아처럼 정권 탈취에 성공하지 못한 주변 국가들, 그리고 그 대척점에 서 있던 사회주의 정권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범위를 담고 있다.
파시즘은 이른바 [이론은 있으나 실체가 없는] 경우의 반대에 가까워서, 각 국가마다의 실체는 있으나 그것을 관통하는 이론적 배경은 없는 경우에 속한다. 순수 파시스트들이 저마다의 이론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그 이론이 실제 파시즘 운동에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어서 있어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후일 정권을 잡은 후에는 대중 선동을 위해 시시때때로 변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살아 움직이는 괴물마냥 모양을 바꿔온 파시즘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서, 당시 시대 환경이 필연적으로 낳은 결과라는 시각에서부터 히틀러와 무솔리니같은 카리스마적인 지도자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는 견해까지 손으로 꼽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그러나 Paxton은 이 저서에서 파시즘을 관통하는 핵심을 정의하기는 어려움을 밝히며,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어떻게 파시즘을 용인하였는지, 흔히들 일인 독재 체재로 여겨져 왔던 파시즘 정권 내에서의 권력 투쟁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피해자로만 여겨졌던 일반 대중과 정권 내 각 부처들이 실제로는 어떤 식으로 파시즘 정권에 가담하였는지 등을 상세하게 아우르며 파시즘 정권에 대한 특성들을 찾아내고 있다.
기존의 파시즘 정권에 대한 선입견을 버릴 수 있는 역사적 사실에서부터 현 민주주의 체제 내에서의 파시즘 정권의 가능성까지 담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원제인 [The anatomy of Fascism]이 충분히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양이 그리 적은 편은 아니지만 문체가 어렵지 않고 역사적 사실들이 많은 편이라 읽기에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당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명확한 정의 없이 사용되는 [파시즘]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
다만 내용과는 달리 책 자체는 그리 고급스럽지 못해서, 페이지 제본이 균일하지 못해서 갈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질 또한 고급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편이지만, 덕분에 책의 무게가 상당히 가벼워진 감이 있는 것은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