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ingue
Monologue 2009. 12. 12. 22:36적잖이 쌓여가는 일정들 틈바구니에 어찌하다 마음갈피 잡지 못할 일이 생겨 몇날 며칠을 뜻대로 가누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다, 흘리는 시간을 버리는 방법을 찾아 보았다. 달콤함이 퍼져 나가는 것들을 입 속으로 집어 넣고 있으면 그 순간 만큼은 번잡스런 마음도 잠시 가라앉는다. 서둘러 챙겨온 장바구니를 뒤져보니 빠진 것들이 많아 몇 번 실수를 거듭하다가 그래도 먹기에는 크게 마음상하지 않겠다 싶은 조각들 몇 개를 가까스로 챙길 수 있었다. 오는 길에 동네 베이커리에 부탁하여 얻어온 포장 봉투에 구워낸 것들을 나누어 담고 단단히 봉하여 냉장고에 챙겨넣었다. 오는 월요일에 출근하면, 회사에 계신 분들과 근처에 계신 지인들께 달콤함을 함께 나누려 한다. 고운 하얀색으로 굳어야 할 머랭이 온도를 제대로 가늠치 못한 탓에 약간 빛이 바랜 감은 있지만,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쌓인 설거지거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