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강요하는 세상

Monologue 2007. 12. 14. 20:47

지나치며 설핏 TV를 봤더니 말 못하는 노인네 하나가 딸을 데리고 나와 눈물을 흘리며 아들 둘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더라. 30년만이네 어쩌네 하는 것을 보면 아마 예전에 그 어미가 아들들을 두고 나와 다른 가정을 꾸려온게 아닌가 한다. 그 긴 시간을 왜 그저 보내고만 있었던 건지, 이제야 굳이 찾을 이유가 무엇인지 알 도리야 없겠지만 딸과 어미가 흘리는 눈물도 아들 둘이 짓고 있는 표정도 그저 불편해만 보인다.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용서를 강요하는 모습을 보는 듯 싶어 예전처럼 마냥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화면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 녹화가 끝난 후 저 사람들은 딸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함께 지낼 수 있었을까, 아니면 유산이 어떻네 하는 소리를 하며 차라리 만나지 못한 것보다 못한 증오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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