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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e+, 더 즐거운 달리기를 위해서.

Gadget 2009. 9. 2. 23:34
운동 중독이라는 이야기를 가끔 들을 정도로 이 운동 저 운동 손대기 시작한 것도 적잖은 시간이 지났으면서도 운동을 시작한다고 하면 한 번쯤 시작해본다고 하는 달리기만큼은 영 손을 대지 못한 채로 시간이 죽 지났다. 그런 내게도 꽤 이전의 이야기지만 Adidas가 만들었던 [세상의 모든 러너들은 다르니까] 캠페인은 어딘가 가슴 한 구석을 찔러오는 광고였는데, 운동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쾌감에 젖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싶은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 들어오는 광고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나이키를 사고 말았어. 미안해 아디다스.

그 때 느꼈던 감정이 달리기 시작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는데, 그러고 나서도 정작 장비를 고를 때는 별 주저 없이 Nike+를 선택하게 된 것은 Nike+가 제공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들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더해 액정달린 물건에 기본적으로 호감도를 붙일 수 밖에 없는 공돌이 속성도 있었고. 덕분에 Nike+와 러닝화 세트를 구매하면서, 덤으로 오는 10월에 있는 10km 거리의 휴먼 레이스까지 냉큼 등록해 버렸다.

Nike+가 제공하는 경험은 이를테면 Nike의 러닝에 말 그대로 [+]를 더해주는 것인데, 이를 거창하게 요약하자면 개인화의 극치라고 해도 좋겠고, 기록을 통한 경험의 관리라고 해도 좋겠고 다양한 표현이 있을 수 있겠다. 자신이 달린 거리를 기록하고 저장하여 관리한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개념에서 시작한 이 기기는, 그 단순한 개념이 어떤 식으로 한 사람의 경험을 극적으로 바꾸고 자극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달리기를 꼼꼼히 기록함으로서 스스로의 기록에 자극받고 심기일전하는데서부터 시작해서, 그 기록을 바탕흐로 Nike가 제작하여 제공하는 트레이닝 코스를 달성하거나 자신만의 목표를 만들고 그것을 남들과 공유하며 경쟁한다든가, 지인들과 무리를 만들고 함께 달린 기록을 공유하는데까지 이르게 되면 이 기기가 없었을 때의 내가 달리면서 얻었을 성취감은 훨씬 많이 줄어들었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서 함께 뛰지 못하는 사람과도 [내가 어제는 몇 km를 몇 분에 달려낼 수 있어서]같은 화제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게 하는 힘은 이 기기가 가지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기능인 [기록하기]를 바탕으로 Nike가 만들어낸 것들 덕분이다.

모든 것은 기록에서 시작하지만.

게임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라면 Nikeplus.com에서 제공하는 것들을 보면서 묘한 기시감을 느낄 법 한데, Xbox의 Achievement나 PS의 Trophy가 하는 것과 유사한 도전 기능이나 이벤트/마일스톤 아이템 획득 같은 것을 보면 플레이 요소가 달리기에 집중되어 있을 뿐 그 달성 과정은 근래의 게임들이 전하고자 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짧은 시간 사용하면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다양한 요소를 보면서 달리기 자체에도, 그리고 다른 여러 면에서도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고심했을 디자이너에게 감탄하게 된다. 달리는 것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확장하고 그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게 만든 것은 Nike+가 가지는 최대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다만 PC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쉽지 않을 초기 동기화 과정에서부터 (데스크탑용 동기화 어플리케이션은 참으로 악몽같다) UX면에서는 사람 복장 뒤집어 놓기 딱 좋은 사이트 인터페이스는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게다가 적극적인 플래시 이용 덕분에 끔찍하게 느린 사이트 속도도 욕을 좀 먹어야 할 요소. Nike+Pod은 잘 모르겠으나 구입한 Nike+Sportband는 정갈한 디자인에 평소 악세사리로 써도 좋을 만큼 가볍고 편리하지만, 액정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밤에는 까막눈이 되는 어이없는 문제라든가, Nike 대리점 문제상 구입시 영수증을 보관하지 않으면 추후 가슴아픈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되겠다.

P.S : 그러나 결국 페이스 조절 못하고 무리한 덕분에 연습 1주일 만에 무릎 염증으로 한동한 강제 휴식. 운동 중독에 걸린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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