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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1.17 MacBook Air, 당신의 날개가 되어 줄 수 있을까? 4

Windows Phone 7

IT 2010. 2. 16. 10:29
이번 MWC의 다양한 화젯거리 가운데에서도 단연 주목도가 높은 화제를 꼽으라면 오늘 정식으로 발표된 MS의 새로운 모바일 OS가 될 것이다. 몇년 전부터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것을 생각해 보면 좀 늦은 감이 있는 발표인데, 특히 실제 기기가 출시될 시기(올해 4분기 즈음)과 함께 이미 WM기반의 기기들의 입지가 상당부분 축소된 것을 생각해 보면 그런 느낌이 쉬이 가시지는 않는다.


다만 그만큼의 개발 기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의 기대치를 한껏 만족시킬 수 있는 첫인상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좋은 소득이라고 하겠다. 이전까지 알음알음 누출되었던 Windows Mobile 7이라는 이름의 스크린샷들은 전반적으로는 기존 WM이 가지고 있던 설계 기반을 유지한 채로 UI만 현대적으로 외관을 바꾸어 내는 정도에 가까웠다. 개발기간이 길어지고 몇몇 사정이 더해지면서 이는 6.5x기반의 지향점이 되었고, 반대로 Windows Phone 7은 그 이상의 변화를 보여주게 되었다.

Windows Phone 7의 UI는 전체적으로 작년에 MS가 출시했던 미디어 단말인 Zune HD의 문자 기반 UI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Zune HD 출시때부터 줄기차게 끊이지 않던 Zune 기반의 모바일 단말기가 등장하리라는 예측이 맞아 떨어진 것이기도 하다. 작게 보면 Zune HD - Windows Phone 7의 관계는 애플의 iPod-iPhone이 보여주는 관계와도 비교적 유사하다. 이에 더해 이미 잘 구축된 Xbox 기반의 게이머 네트워크와의 융합, 전통적으로 MS가 강세였던 Office 제품군들과의 통합 등 전반적인 네트워크와 시스템 및 그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을 모바일 OS 수준에서 유기적으로 연동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기대가 된다.



물론 반대로, 이미 이에 관한 루머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기존 WM단말을 기반으로 제작된 어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은 어떠한 정책으로 관리할 것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한다. 현재 루머처럼 WM단말과의 호환성을 배제하고 WM라인업을 저가 라이센싱 정책으로 가져갈 경우, 두 개의 플랫폼이 공존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Symbian도 Maemo/S60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Windows Phone 7 자체는 시장에 완전히 새로이 진입하는 신규 플랫폼이 된다는 사실은 문제가 된다. 현재 발표된 파트너들의 면면은 화려하지만, 이미 구축된 시장이 만만한 시장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이미 죽어가는 자식이라는 표현이 틀리지 않을 정도로 힘을 쓰지 못하던 WM라인업을 과감하게 끊어내고, 완전히 새로운 기반을 선보인 것만으로도 사람들을 한번 더 기대하게 만든 제품이 아닌가 싶다. 첫 제품들이 출시될 즈음 시장은 매우 재미있어질 것 같다. 이미 세력을 굳힌 Apple이 타격이 더 클까, 아니면 본격적으로 세를 넓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안드로이드쪽에 타격이 더 클까?

p.s : 여러모로 열심히 준비한 것 같은 삼성의 바다에게 묵념. 여러모로 고생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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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Book Air, 당신의 날개가 되어 줄 수 있을까?

Gadget 2008. 1. 17. 00:20

노트북의 활용 용도를 전적으로 어딘가에 항상 들고 다니는 것에 두는 본인과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 애플의 노트북은 노트북이라기보다는 데스크탑에 가까운 재앙이다. 크기로는 12.1'와 무게로서는 1.6kg이 마지노선임을 주장하는 것이 솔직히 빡빡하기 그지없는 기준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소위 입문기로서의 맥북 라인업을 지나 맥북 프로로 눈을 돌려보면 그 잘 떨어지는 라인과 함께, 잘 갖추어진 사용자 환경을 감안하더라도 영원히 손이 닿지 않을 어떤 것임에는 분명하다. 나는 차라리 투박하고 어디 뻔한 회사에 다니는 것처럼 악을 쓰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고 애플 매니아들에게는 악명높은 윈도우밖에 구동할 수 없더라도 조금 더 가벼워서 들고 다닐 수 있는 델을 주저없이 선택할 테니까.

잡스도 어지간히 맥북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이 마뜩찮았던지 아니면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많은 이유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Air는 이런 관점에서만 볼때는 축복이요 광휘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노트북을 손에 쥐고 있다면 우리는 한 쪽 어깨, 혹은 백팩을 메면 두 쪽 어깨에 걸쳐 떨어지는 2kg이 가볍게 넘어가는 - 가방이 무겁다면 1.5배쯤의 - 무게를 더이상 의식하지 않고 자유로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될 테니까. Air는 발목을 묶는 족쇄를 대신해 등에 달린 날개가 되어 줄 것 처럼 보인다. 하물며 파일에 집어넣고 책꽂이에 꽂아도 될 그 두께라니! 첨단의 기술을 바깥으로 드러내어 사용자를 유혹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수많은 메이커와는 달리 크기와 무게라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만 전력을 다해 하나의 제품을 디자인해낸 감각만큼은 충분히 경탄하여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비록 애플이 되지는 못한 누군가가 예전에 시도했다고 해도 뭐 어떤가. 가끔 쓸데없이 한 발 빨라 충분한 박수를 받지 못하는 일군의 엔지니어들에게 잠시 애도를.

그러나 매끈하게 잘 빠진 몸체 아래에 서 있는 가격표와 사양을 생각해보면 마냥 들떠오른 기분은 살짝 가라앉기 시작한다. ODD같은 사소하기 짝이 없는(!) 디바이스를 뺀 것이야 얼마든지 환영이지만 열정적인 PT를 위한 VGA포트..가 별도의 액세서리를 필요로 한다든가 - 대부분의 기업용 프로젝터는 RGB를 쓰지요 - USB 메모리를 꽂고 나면 마우스를 꽂을 수 없다든가, Et cetera, Et cetera. 다른 이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스스로에게만큼은 가격만큼 활용도가 높지 않은 기기임이 명백함에도 한참 넋을 잃고 카탈로그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무언가를 산다는 행위는 장점과 단점들을 요모조모 따져보는 이성적인 부분만큼이나 감성적인 부분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Air가 나의 날개가 되어 주지는 못하겠지만 안 그래도 조만간 사야 할 노트북, 무얼 살까 고민하던 리스트에 선택지만 하나 더 늘어나 머리가 조금 더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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