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life except

트랙백이 막힌 관계로 링크로 대체. http://oooz.net/tc/249 의 의견에 붙여.

현재 Ebook 단말기들의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사양과 같은 단말기 자체의 기술적인 문제도 아니거니와, 흔히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소위 컨텐츠의 부재도 아니다. Amazon이 접근한 지점은 정확하게 컨텐츠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쪽으로, 주로 내세우는 기능이 빠르구 쉬운 컨텐츠에의 접근 및 구매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만 보아도 그렇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조금 더 근원적이다. 과연 사람들은 얼마나 책을 읽는가? 지적한 바와 같이 NDS나 PSP, 핸드폰 따위를 쓰는 무수한 Ebook 유저들은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소비층] 이지만 절대로 [잠재적인 구매자]로 연결되는 수요가 아니다. 이들에게 있어 Ebook은 그 자체로 기능할 수 있는 유일재라기보다는 게임과 음악들 틈바구니에서 심심풀이로 접근할 수 있는 요소일 뿐이며, 이러한 컨텐츠에 비용 부담의 필요가 생기는 순간 언제라도 다른 대체재를 이용할 용의가 있는 사용자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을 구매하는 소비자 또한 여타의 엔터테인먼트를 대체재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실제로 책을 사는 데 [소비하는] 계층들이고 Ebook 단말기가 위치할 수 있는 지점도 이 지점이지 NDS나 PSP 따위의 기기를 대체할 수는 없다. 결국 Ebook 단말기의 경쟁상대는 종이로 만들어진 책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볼때 종이책의 로망 운운하는 말은 결코 허상이 아닌 실제적인 단말기의 위협이 되는 것이다. 다시 질문을 바꾸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책을 소비하는가, 그리고 Ebook 단말기는 그들에게 종이책을 버리고 옮겨갈 만한 충분한 가치를 주는가?

대한민국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1년에 10권이 채 못 된다고 한다.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좋게 보아 20권이 되지 않는 것은 확실할 듯 싶다. 이런 사람들에게, 300$ 가량을 먼저 지출하면 후일 책을 70~80% 정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할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게다가 [소유할]수도 없는 물건을. 책을 사는 인구는 확실히 감소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책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유아층은 애초 Ebook 단말기의 판매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단말기가 싸워야 할 지점은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그나마 책을 소비하는, 그러나 Ebook의 장점을 체감하기 힘든 사람들에게서다. 달리 전자 기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Ebook 단말기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