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11.02.13 Tangled
  2. 2011.01.14 Love & other drugs 2
  3. 2011.01.02 Tron : Legacy
  4. 2010.12.26 황해
  5. 2008.07.24 올 여름 기다리는 것들

Tangled

Movies 2011. 2. 13. 23:26

사뭇 달라진 느낌이 적지 않음에도 [Tangled]를 둘러싸는 것은 매우 익숙한 전형들의 사소한 변주에 가깝다. 잘 알려진 동화를 원작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제하고 보더라도 영화의 전개나 인물의 묘사까지 대체로 지금까지의 디즈니가 만들어왔고 한때는 그 전형성으로 비판받았던 작품들과 비교해 보았을때 괄목할 만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패러디하는데 능숙할 만큼 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있는 (Enchanted)  디즈니는 늘 보아 익숙한 이야기를 식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그에 더하여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적극적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한 디즈니의 면모인데, 지금까지의 어느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화면과 함께 셀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줄 수 있었던 색채감각이 유려하게 드러난 장면장면들은 보는 내내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3D의 활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과하지 않게 화면에 잘 맞아떨어지는 입체 효과와 함께 특정 장면에서 기막히게 사용된 입체감이 넘치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기술의 발전이 감상자의 감정에 작용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체감하게 된다. 

발랄하고 재기 넘치는 성격과 함께 화면에서 눈을 떼기 힘들 만큼 시종일관 예뻤던 라푼젤과, 그만큼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매력의 라이더가 함께 마주보고 있는 장면장면들이 아름다워서 보는 내내 감탄하게 된다. 우리가 늘 디즈니의 영화를 보면서 보아왔던 것들이 디즈니만이 가진 원숙함으로 다시 한번 변주되어 다가오는 느낌이 참 좋다. 강하게 추천하게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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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 other drugs

Movies 2011. 1. 14. 22:37

달콤한 로맨틱 코미디로 포장한 외양을 가지고 있지만, 실은 그보다는 멜로에 더 가까운 느낌의 작품. 제약 회사의 영업직원과, 평생을 약을 달고 살아가야 하는 여성과의 만남을 통한 대조를 그리려는 인상이 있었으나 그 얼개가 잘 섞여들어가지는 못한다. 그래서 영업직원으로서의 성공 스토리와, 그와 그녀와의 사랑 이야기가 두 축으로 각자 전개되고만 있다는 인상이 꽤 있다. 이러한 류의 영화에 늘 등장하는 코믹한 조연 캐릭터들도 다소 낭비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 그러나 두 주연 배우인 Jake Gyllenhaal 과 Anne Hathaway의 호연이 이런 단점들을 거의 덮어버릴 정도로, 두 사람의 매력은 굉장히 강하다. 노출 장면이 매우 많은데도 깔끔한 촬영과 잘 다듬은 연기 덕에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것도 좋았고, 환자로서 감정을 살리는 연기는 앤 헤서웨이쪽이 조금 더 세밀했으나 역시 제이크 질렌할의 톡톡 튀는 연기가 영화 전반을 잘 이끌어 나가는 덕분에, 이야기의 부족한 얼개를 잘 메우고 있다.

평생을 치료하지 못하고 지고 가야 할 병을 가진 연인을 만나는 것은 보통의 연인들로서는 매우 낮은 확률의 일이고 보면 영화에서 두 사람이 겪는 갈등이 조금 피상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결국 그만큼 큰 벽에 부딪히지 않더라도 사랑하며 만나는 가운데 서로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 것은 언제나 생기는 일일 따름이다. 확신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 사랑하느냐, 혹은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 확신을 나누느냐고 칼로 잘라내듯 결정하고 말할 수 없는 일이고 보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다양한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버텨낼 수 있는지를 시험당하게 되는지. 늘 겪는 일상사의 드라마틱한 변주라는 부분에서 적지 않은 부분에 공감할 수 있었다. 지나간 선택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과연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믿고 내어 줄 수 있었을까 반성하게 되는 부분도.

P.S : [Tron : Legacy]가 Quorra의 쫄쫄이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한다면, [Love & the other drugs]는 Anne Hathaway의 멋들어진 몸매, 특히나 잘 다듬어진 가슴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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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n : Legacy

Movies 2011. 1. 2. 17:33

원작인 Tron에서 보여주었던 혁명적인 비쥬얼을 원숙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환상적으로 재구현해 냈다는 점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플린이 Grid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영화가 뿜어내는 이미지는 환상적이라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찔하다. 원작의 세계관이나 비쥬얼, 그리고 태도까지 놓치지 않고 솜씨있게 그려낸 부분이 좋다. 영화 개봉 이전부터 많은 화제가 되었던 [Daft Punk]의 음악 스코어 또한 나무랄 데가 없어서, 스코어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화면과 결합하는 순간 그 폭발력은 훨씬 더 대단해진다. 음악이 없었더라면 이 영화는 반쪽 이하의 가치도 가지지 못했을 듯.

다만 압도적인 영상과 사운드에 비해, 부족함이 그대로 드러나보이는 화면 연출과 구멍 많은 이야기 얼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 전개에 방점을 두는 사람들이라면 만족하지 못할 만한 빤한 연출과 이야기 전개를 영상과 음악으로 가리는 모양새. 압도적인 영상과 음악에 더불어 쿠오라의 쫄쫄이까지 합쳐서 이 영화의 3대 관람 포인트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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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

Movies 2010. 12. 26. 21:28

여러 가지 면에서 지독했던 영화. 전작인 [추격자]가 인물 대 인물의 대결 구도에 전력을 다해 영화를 밀어붙였다면, 이번에는 사건이 파국으로 커져가는 양상을 지독하게 쫓는다는 인상이 강하다. 독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하기 힘든 신들이 폭포처럼 터져나오지만 후반부 들어 그 신들이 연결되는 사이에 틈새가 얼깃 보이기는 한다. 다만 이야기의 얼개에 집중했다기보다는 사람을 숨막히게 짓누르는 파국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했다고 보면 될 듯. 하정우 / 김윤석이 보여주는 연기의 성취는 훌륭했던 전작에 비교해서도 너무나 뛰어난데, 화면에 잡히는 것 만으로 화면 전체를 장악하는 김윤석도 훌륭하지만 영화 전체를 휘어잡고 있는 하정우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본인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군대를 두 번 간 느낌에 가깝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영화에서 보이는 것 만으로도 촬영 현장이 얼마나 혹독했을지 짐작이 갈 정도. 악착같이 이 정도까지 성취를 이루어 낸 감독은 전작에 이어 자신만이 해 낼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감히 최고라고 망설임없이 부를 수 있는 [추격자]에 비교하면 사람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릴 만한 구석은 제법 있다. 일견 현실적으로 보이지만 극적으로 희화화된 캐릭터들이, 현실의 서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기술적으로 잘 조절된 잿빛의 화면 톤을 통해 화면 전개를 현실과 관람자에게서 분리시켜 내는 부분은 경이롭다. 하지만 이렇게 잘 만들어진 화면에 비해 사운드쪽에서 시종일관 대사쪽이 무너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약간 아쉬운 대목. 구남역의 하정우의 연변사투리나 발성이 매우 극적인데, 이 부분이 뭉개져서 전달되는 부분이 있어 이야기 전개에 맥이 끊기는 부분이 있다. 모든 것이 끝나는 순간 아무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는 점에서는 [추격자]가 보여주었던 인상깊은 엔딩신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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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기다리는 것들

Movies 2008. 7. 24. 02:09

The Dark Knight

전작인 [Batman Begins]를 통해 어두운 내면을 버리지 못하는 코스튬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진지한 드라마로 완성해 낸 놀란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 발짝 더 나가 그 세계를 더욱 깊고 넓게 확장시킴과 동시에, 현실의 반영으로 만들어 내려고 하는 듯 하다. 환상 속의 어느 세계에서 일어나는 영웅의 일대기를 넘어, 박쥐와 광대 가면의 외피 안 깊숙한 곳에서 현실을 은유하게 된 이번 작품은 히어로물로서도, 어두운 드라마로서도 최고의 완성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연코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


WALL-E

Pixar의 이름만으로도 놓칠 수 없는 작품. 인간이 아닌 어떤 것을 빌어 가슴을 울리는 인간의 감정을 그려내는 픽사의 능력은 예전부터도 그랬지만 명장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북미 개봉과 한국 개봉 사이의 시차가 커서 일찍 접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운 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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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Files : I want to believe

다른 영화들에 비해 크게 주목받고 있지도 못하고 있거니와 완성도를 가늠하기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사뭇 오래된 이야기의 귀환이지만 긴 세월을 기다려왔던 엑필들에게 있어서는 이보다 반가운 소식도 없다. 각자 나름의 영역에서 활동했지만 그래도 Mulder와 Scully가 너무나도 익숙한 Ducovny|Anderson을 간만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일일 터. 첫 번째 영화와 같은 재앙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동시에 한국에서는 특별히 더빙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욕심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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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이에는 이

긴 호흡을 가다듬은 한석규와 충분히 인상적인 차승원, 두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기대에 한껏 부풀게 만든 영화. [혈의 누]이후부터 코믹연기를 하지 않는 차승원에 대한 기대가 항상 있었고, 한석규에 대한 기대야 말할 나위 없었기 때문에. 다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곽경택 감독의 작업때문에 조금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두 배우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놓칠 수 없는 영화 가운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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