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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3 Puregreen with Paul Smith 8

Puregreen with Paul Smith

Gadget 2009. 1. 13. 23:58

알록달록.

수트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우습게도 [Dark Knight]를 보면서였습니다. 흠뻑 빠져들어서 극장에만도 다섯번 가까이 가면서 처음에는 강렬한 이야기와 화면에 마음을 뺏기고, 대사와 신들을 외워 가면서 소소한 것들을 지켜보게 되었거든요. 유독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극중 웨인이 덴트를 위해 후원 파티를 여는 자리에서 발코니로 나가 술을 쏟아 버리는 뒷 모습이었습니다. 잘 짜여진 몸에 딱 들어맞는 수트를 입은 남자의 뒷태가 어찌나 끌리던지요. 물론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모습도 아니고, 아무 옷으로나 할 수 있는 모습도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단 한명, Bale만을 위해 만들어진 Armani와 다른 사람도 아닌 Christian Bale이라니.

어찌되었든 그 장면이 너무 인상깊게 남아 포스팅까지 해 가면서 수트를 사야겠다고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정말 사게 될까는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전자 제품에는 주저없이 기백을 써도 옷에는 십만원 쓰기도 아까워하는 공돌이들이 흔히 보이는 성정 때문이기도 했고, 실용성이라는 측면에서 봐도 내가 이 옷을 얼마나 자주 입을까를 생각하면 망설일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살이 빠지면서 입을 수 있는 수트가 없어졌다는 좋은 핑계를 끌어다 결국은 매장으로 발걸음을 했습니다.

원체 Armani의 이미지가 강렬했기 때문에 당연히 Armani를 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람 몸에 맞는 옷이라는게 제각각인지라 그렇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Armani를 입었을 때도 괜찮아 보였지만 그보다 더 잘 맞는 옷들이 있더군요. Armani - Boss - Dolce & Gabbana - Zegna - Paul Smith 같은 매장들을 돌아보면서 빤해 보이는 수트들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극렬하게 다른 디자인의 옷은 입는 사람에 따라 또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그에 더해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신 서x님과 우x님 덕분에 결국 Paul Smith로 결정을 하고 고민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 싶은 시간 안에 구입을 마쳤습니다. 두 분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결정을 못하고 어정거리고 있지 않았을까 싶군요.  아직 셔츠가 도착하지 않았지만 입어본 수트는 꽤나 이럭저럭 제 몸에 맞아 떨어집니다. 어찌보면 사치품에 가까운 물건이지만 때로는 이러한 구매가 사람에게 즐거움을 줄 때도 있습니다.

처음 입어보고 찍은 사진은 올리기에 뭣해서 이쪽으로 빼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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