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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Music 2010. 4. 18. 16:37

이미 정민아의 음악을 알았을 때는 그 달의 공연을 예약할 수 없게 되었던 시점이라,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이번 첫번째 소극장 공연을 기다렸다. 가야금을 가지고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선보이면서도 예리한 순간순간의 감정을 잡아내는 부분은 실로 찬탄스럽지만, 공연장에서 더더욱 크게 느껴진 것은 그러한 음악 위에 덧붙는 가슴저린 목소리였다. 가야금으로 연주를 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로 가사를 덧입힌 [상사몽]을 좋은 음향기기로 듣는다고 해도 그 감정을 온전히 공유할 수는 없다. 정민아의 목소리는 녹음보다 살아서 공간을 채울때가 훨씬 더 저릿해서 먹처럼 가슴에 닿는 순간 번져 퍼져나간다.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가야금을 연주하는, 농담삼아 스스로를 [생계형 연주자]로 칭하는 말이 크게 틀리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도 그 음악의 날카로움은 다른 누구보다도 더욱 절실하다. 국악기의 전통을 잇는 주자들도 많고, 가끔 경계를 넘는 음악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노력 자체에 천착하는것이 슬펐던 다른 주자들도 종종 있었던 기억을 생각하면 정민아의 음악은 그래서 더 놀랍고 신선하며, 소중하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싶었던, 함께 하고 싶던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던 것이 유일한 안타까움이었지만 때문에 더 아리고 애틋했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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