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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08 The break-up
  2. 2007.01.14 사랑의 기술

The break-up

Movies 2007. 4. 8. 20:11


화성에서 온 남자네 뭐네 운운하지 않더라도 남자와 여자가 마음이 닿는 지점과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좁혀야 하는 간극은 그야말로 화성에서 금성까지의 거리보다도 멀다고 해도 좋을 정도. 그래서 그렇게도 애절하게 누군가를 사랑하면서도 [내가 바라는 당신이 해 주었으면 하는 것들]의 목록을 차근차근 쌓아 나가게 되고,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별을 맞이하는 수 밖에 없다. 사랑이 변하는, 헤어짐의 이유를 따져보자면 수없이 많겠지만 개중 소소한 것들을 묶어보면 결국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태도에 화가 나 홧김에 외쳐버린 이별의 말이지만, 말을 뱉고 나면 상황은 더욱 고착되기 마련이라 이런 저런 수를 써 보아도 회복하기는 커녕 더욱 나빠져만 간다. 뒤늦게서야 예전으로 돌아가 보려고 해 보아도 이어진 다툼에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라면 수이 받아들일 수 있을 리도 만무하고.

결말을 제하면 과장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여서 보면서도 쓴웃음이 나오기도 했었고, 한편으로는 내가 하는 말이 상대에게는 이렇게 전해지는구나 싶어 공감이 가는 면도 일부 있다. 평소 같았으면 고만고만한 영화라 말하는 선에서 끝내겠지만 워낙에 요즘 상황에 가슴쓰리게 다가오는 장면이 제법 있어서 그렇게 말하기가 힘들다. 이제 와서 지나간 날을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 없겠지만, 내가 조금 더 잘 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랬더라면 우리는 서로 함께 행복할 수 있었을까. 사실, 그건 아무도 모르는 결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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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Monologue 2007. 1. 14. 22:12
마음만 가지고 사랑이 되는 게 아니다. 속절없이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기만 한다고 그 사랑이 이루어지는 게 아닌 것처럼. 그보다는 오히려 적절한 기술과 노력이 있어야만, 사랑을 시작하고 그 관계를 온전히 길게 지속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은 대부분 사랑의 기술이라기보다는, 사람을 대하는 기술에서 시작된다. 말하자면 연애 시뮬레이션에서 선택지를 잘 고른다거나 게시판에 리플을 잘 달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다. 누군가의 눈을 마주보고 부드럽게 자신을 진심을 전하는 방법을 배우려면 사람 사이에 부대끼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나는 이런 걸 전혀 모르는 데다가 성격도 꽤나 폐쇄적인 타입이어서 아직도 사랑은 커녕 사람을 대하는 데만도 아직 많은 힘이 든다. 언제나 결국 남는 단 한가지는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내일 다시 만나지 못할 것처럼 사랑하는 마음 뿐이겠지만 그 마음을 생선 비린내 나는 신문지에 대충 포장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넨다면 받는 사람이 즐거워할 턱이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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