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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1 Spider-man 3

Spider-man 3

Movies 2007. 5. 1. 18:07

A long waited hero finally comes back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가지는 장점은 아찔한 액션 시퀀스보다도 액션 영화로서는 보기 드물게 강력한 드라마에 있다. 현실적인 삶에 맞닿은 영웅이 가질 수 밖에 없는 필연적인 고민들과 그에 따르는 선택은 스파이더맨이라는 어찌보면 꽤 유치하기 짝이 없게 생긴 의상을 입은 영웅에게 생동감을 준다. 2편에서 보여준 화려한 모습 덕택에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치는 끝이 없을 정도로 상승. 그 기대를 초월할 만한 작품은 아니지만 적어도 기대에 부응하는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항상 삶은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뒤를 후려치는 경향이 있다. 영웅으로서의 삶과 스스로의 삶, 그리고 그토록 고대하던 사랑까지 모든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 순간 그의 생활은 예상치 못하게 비틀려 가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연인의 추락과 이별, 목숨을 걸어도 좋을 친구와의 대립, 게다가 상상할 수 없을 강력한 적까지.

여태까지와 같이 도심의 마천루를 활공하는 모습은 빠르고 현란하다. 비록 3편 내내 나오는 모습이라 약간씩 식상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대단한 시각적인 쾌감을 주는 것은 사실. 이에 더불어 초반부터 터져나오는 막강한 액션 시퀀스들은 한숨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특히 New Goblin과의 대결은 눈이 따라가기 바쁠 정도여서, 개인적으로 꼽은 최고의 장면. 2편에서의 전철 대결 신에서 보여준 속도감보다도 훨씬 강력하다. 비쥬얼만 놓고 따지면 심비오트에 침식당한 스파이더맨과 샌드맨의 모습을 빼놓을 수가 없다. 샌드맨의 입자들이 하나하나 움직이는 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해상도 높은 디지털 영사기에서의 관람은 사실상 필수. 전투 장면이 보여주는 육중한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영웅물로서 최고로 치는 2편에 비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다소 숨이 죽은 편인데, 이야기 자체의 힘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에 너무 많은 적과 갈등이 이어지기 때문. 해서 스파이더맨의 고뇌는 다소 심약해보이고 샌드맨의 부정은 다소 상투적이며 해리의 우정은 뜬금없어 보인다. 심비오트에 침식된 피터 파커의 모습은 Anti-Hero라기보다는 껄렁한 시정잡배 분위기가 강하게 난다. 그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충분한 재미가 있지만 고민하는 영웅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부분.

비쥬얼만으로는 올해 개봉할 트랜스포머와 함께 절정의 수준에 다다른 영화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고 드라마 또한 2편에 비해 힘이 다소 약해졌을 뿐 블록버스터 영화로서는 여전히 보기 드물게 굵은 선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스탭들이 꽤 교체되었음에도 연속성을 잃지 않은 음악과 특수효과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 여러가지 면에서 보았을 때 올해 시즌을 휘두를 만한 괴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며, 소니로서는 영화 자체의 수익과 더불어 블루레이 타이틀 확산을 위한 첨병으로서 007의 뒤를 이을 매우 매력적인 영화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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