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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05 Mabinogi Heroes 2

Mabinogi Heroes

Games 2009. 9. 5. 22:31

골수 게이머에 가까운 성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온라인 게임은 그다지 플레이하지 않는 내게 있어서도 데브캣 스튜디오의 게임들은 항상 주목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다. 이른바 소위 넥슨 게임의 분류에서는 약간 비껴나 있는 듯한 감각을 선호한다. 데브캣의 게임들은, 물론 호불호가 갈리고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게임을 좋아하고 파고들어온 사람들이 아니면 시작할 수 없는 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입부터 열풍처럼 몰아친 MORPG 중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은 작품을 들자면 역시 C9/영웅전/드래곤 네스트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인데, 셋 중 가장 먼저 발걸음을 디딘 C9은 애시당초 그렇게 크게 기대를 가지지 않았음에도 그 기대감 이하의 완성도에 많은 실망을 했다. 제작자의 전작이나 이전작들도 과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게임에서도 많은 기시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제작자의 자기복제가 점점 강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게임은 어찌되었건 예술작품이라기보다는 대중문화상품이고, 대중의 기호에 걸맞는 상품을 적확한 시기에 일정에 맞추어 제작하여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C9의 제작자는 분명 훌륭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산품에도 디자이너의 개성과 기호가 반영되는 세상에서 게임과 같이 디자이너의 취향과 기호가 극렬하게 반영될 수 밖에 없는 분류의 상품에서 기시감을 느껴야만 한다는 사실은 좀 안타깝다. 세상이 그런 것이라고 탓해버리기에는 세상에는 이미 훌륭한 성취를 이룬 작품이 너무 많다. 앞서 얘기한 것 처럼 깊게 게임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항상 좋은 게임을 만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러한 바탕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 플레이하는 동안에도 강렬하게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던 영웅전 쪽에 기대감을 더 싣는다. 잘 마무리짓고 좋은 완성도로 내놓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성취를 이루었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을 사람들이 참 부럽고, 나태한 나 자신이 제법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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